[詩] 내안의

별을 보며 / 이성신

그믐애 2013. 12. 23. 18:10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아,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 

바라보면 더 눈물 같은 빛남 
가슴 어지러움 황홀히 헹구어 비치는 

이 찬란함마저 가질 수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가난하랴

 

 

 

* 이성선 시인(1941~2001)

 

   1941년 강원도 고성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농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학을 전공. 1970년 문화비평에 시인의 병풍외 4편을 발표하고 1972년 <시문학>으로 등단. 1988년 강원문학상, 1990년 제 22회 한국시인협회상, 1994년 제 6회 정지용 문학상, 1996년 제 1회 시와 시학상 등 수상. 시집으로 시인의 병풍 외 11권. 2005년 8월 <이성선 시전집>이 출간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