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어
- 김윤식 ㅡ
내 살 위에 소금을 뿌려다오
사나흘 따가운 햇볕도 비춰다오
전신에 간이 배고
보숭보숭 단맛이 나도록 마를 때
그때쯤 나를 풍로에 올려다오
이따금 달아오른 석쇠를 뒤집어
살아서 그저 그렇게 행복했던
나의 살이 골고루 익게 해다오
다음, 내 바다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아다오
다만 몇 도막
맛있는 나의 열망을 반찬삼아
너희는 즐겁게 저녁 밥상에 앉아다오
너희는 나를 먹고
나는 너희의 영혼 속에 스며들어
한 번
바다 같은 등 푸른 꿈이나 꾸게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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