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내안의

청어 / 김윤식

그믐애 2014. 1. 15. 13:58

 

 

 

 

 

 

청  어

 

                                  -  김윤식 ㅡ

 

내 살 위에 소금을 뿌려다오

사나흘 따가운 햇볕도 비춰다오

전신에 간이 배고

보숭보숭 단맛이 나도록 마를 때

그때쯤 나를 풍로에 올려다오

이따금 달아오른 석쇠를 뒤집어

살아서 그저 그렇게 행복했던

나의 살이 골고루 익게 해다오

다음, 내 바다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아다오

다만 몇 도막

맛있는 나의 열망을 반찬삼아

너희는 즐겁게 저녁 밥상에 앉아다오

너희는 나를 먹고

나는 너희의 영혼 속에 스며들어

한 번

바다 같은 등 푸른 꿈이나 꾸게 해다오

 

1947년생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1987년 ‘현대문학’지를 통해 등단한 이래 ‘고래를 기다리며’외 4권의 시집을 발간했다.
대표집  <옥탑방으로 이사하다 2006년> <길에서 잠들다 1997년> <청어의 저녁 2007년> <도시와 예술의 풍속화 다방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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