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내안의

비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이정하

그믐애 2011. 3. 25. 17:34

 

 

 

 

 

 

 

 

    나는 늘 혼자서 떠났다

    누군들 혼자가 아니랴만

 

    내가 막상 필요로 할때 그대는 없었다

    그랬다,삶이란 건

    조금씩 조금씩 외로움에 친숙해진다는 것

    그랬다,사랑이라는 건

    혼자 지내는데 익숙해지는 것

 

    늦은 밤, 완행열차 차장 밖으로 별빛이 흐를 때

    나는 까닭없이 한숨을 쉬었다

    종착역 낯선 객지의 허름한 여인숙 문을 기웃거리며

    난 또 혼자라는 사실에 절망했고

    그렇게 절망하다가 비 오는 거리 한구석에서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당신을 떠올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