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자꽃 | 2010/10/04 |
그믐애 | http://planet.daum.net/hyunsoo--17/ilog/236132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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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 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 설운 눈물 방울 쓸쓸히 되는 것을 탑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법당문 하나만 열어 놓고 기도하는 소리가 빗물에 우는듯 들렸습니다.
밀어내던 가슴은 못이 되어 오히려 제 가슴을 아프게 뚫는 것인지 목탁소리만 저 홀로 바닥을 딩굴다 끓어질듯 이어지곤 하였습니다.
여자는 돌 계단 밑 치자꽃 아래 한참을 앉았다 일어서더니 오늘 따라 엷은 가랑비 듣는소리와 짝을 찾는 쑥국새 울움소리 가득한 산길을 휘청이며 떠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멀어지는 여자의 젖은 어깨를 보며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인줄 알 것 같았습니다 .
한번도 그 누구를 사랑한적 없어서 한번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가난한 줄도 알 것 같았습니다.
떠난 사람보다 더 섧게만 보이는 잿빚등도 저물도록 독경소리 그치지 않는 산중은 그만 싫어 나는 괜시리 내가 버림받는 여자가 되어 버릴수록 더 깊어지는 산길에 하염없이 앉았습니다.
박규리<치자꽃 설화>
가을로 오기 까지 많이 힘이 들었다 마지막 한송이 죽을 힘을 다해 피워 놓고 결실을 기다리는 너에게서 하늘이 노오란 산통을 느낀다 ㅡ고향 뒷담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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