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내안의

끝끝내 / 정호성

그믐애 2014. 9. 25. 12:50

 

 

 

 

 

끝끝내


                                                ㅡ 정호성 ㅡ


헤어지는 날까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헤어지는 날까지
차마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그대 처음과 같이 아름다울 줄을
그대 처음과 같이 영원할 줄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순결하게 무덤가에 무더기로 핀
흰 싸리꽃만 꺾어 바쳤습니다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
눈물도 지나치면 눈물이 아닌 것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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