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내안의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그믐애 2014. 7. 16. 10:11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님의 흔들리며 피는 꽃------

 

 

 

 

 

 

 

 

 

 

 

 

태풍이 지나간 자리마다 모로 눕던 풀들이

오늘 아침 언제 그랬냐는 듯이 힘차게 일어나  나비를 맞이합니다

 

이렇듯 풀처럼  우리네 삶 또한

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 세찬 바람과  비에  온몸이 젖어들기도 하나 봅니다.

 

그대는 

비에 흠뻑 젖었을때 몸에 걸친 옷가지를 다 벗어버리고 알몸으로 훌훌 바람앞에 나서야

비로써 빨리 몸이 마른다는 지혜를   깨닫고 있겠지요

바람이 벅차 쓰러지더라도 바람보다 먼저 훌훌 털고 일어나  씩~ 한번 멋적게 웃는

억척스러움 또한 그대는  간직하고 있겠지요.

 

젖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답니다 그대.

 

                                14.07.16 아침에 흔들리는 풀꽃에게 ...그믐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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