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님의 흔들리며 피는 꽃------
태풍이 지나간 자리마다 모로 눕던 풀들이
오늘 아침 언제 그랬냐는 듯이 힘차게 일어나 나비를 맞이합니다
이렇듯 풀처럼 우리네 삶 또한
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 세찬 바람과 비에 온몸이 젖어들기도 하나 봅니다.
그대는
비에 흠뻑 젖었을때 몸에 걸친 옷가지를 다 벗어버리고 알몸으로 훌훌 바람앞에 나서야
비로써 빨리 몸이 마른다는 지혜를 깨닫고 있겠지요
바람이 벅차 쓰러지더라도 바람보다 먼저 훌훌 털고 일어나 씩~ 한번 멋적게 웃는
억척스러움 또한 그대는 간직하고 있겠지요.
젖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답니다 그대.
14.07.16 아침에 흔들리는 풀꽃에게 ...그믐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