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내안의

가을꽃 / 정호승

그믐애 2015. 9. 23. 09:28

 

 

 

가을 꽃

                  ㅡ 정호승 ㅡ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을 들고 서 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고
물 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 꽃이여

'[詩] 내안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 같은 사랑 / 최광임  (0) 2015.12.02
멀리서 빈다 /나태주  (0) 2015.11.09
오동나무의 웃음 소리 / 김선우  (0) 2015.09.17
유방 / 문정희  (0) 2015.08.27
술국 / 함순례  (0) 201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