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소소한 날

문디 가시나

그믐애 2011. 10. 6. 13:49

 

저녁 식단에 올라온 열무 김치를 바라 보면서 가웃뚱

장모님도 이런 김치를 담으셨나?

구지 맛을 보지 않아도 담박에 느끼는건 이건 어머니 솜씨인데.

지난주 처갓집을 다녀왔어니 어머니가 만든 것일리는 만무하고

당연 처갓집에서 갖고 왔을터....

그러나 이 맛은 분명 우리 엄마 손맛인걸....

"여보, 장모님도 열무김치 이렇게 담아 내셨나"

"호호  뭐 자기 엄마만 이렇게 담궈란 법 있어요"

"에이~ 당신이 담았어"

"실은  형님이 시골 내려 가셨다 오면서 갖다 주던걸요"

그럼 그렇치, 지척에 사시는 둘째 형님이 갖고 오셨구나

 

가을 열무는 좀 거세다. 그런 연유로 어머니는 이렇게 토막을 내신다

쌀뜨물로 맛을 내기도 하지만 칼칼하고 담백한 맛을 낼때는

생수에 고추장을 약간 풀어 맛을 내신다

이 모든 재료는 100%  어머님이 손수 농사 지어신 것일테고.

담박에 입맛이 확 땡김을 느끼고  커다란 양푼사발에 된장 찌게,고추장을  듬뿍 넣고

쓱싹 비벼서 배 부르게 먹고 나니 엄마 생각이 난다

역시나 사람은 배가 불러야 뒤를 돌아볼 여유가 생기나 보다

"여보! 시골에 전화 드렸나"

"아니, 왜요"

"이사람아 김치를 얻어 먹었어면 고맙다고 안부 인사라도 드려야지"

"뭐 남인가요, 세삼스레 ......."

"당신 뭐라카노, 니 어무이에게 전화드린적이 언제이고~~"

순간 확 치밀어 오르는 화닥증

 

그랬다 아내는  며느리 넷 중에서도 유독 어머니와 허물 없이 지낸다

목욕 바구니를 들고 다정히 목욕을 하러 간다거나

서로 자기 신랑(?) 술 주정을 험담 할때는 친구인지, 며느리인지.

은근 그것이 늘 고마웠던 나였지만

그놈의 무뚝뚝한 천성, 경상도 가시나도  요즘은 싹싹하다하두만

어찌 저렇게 일심으로 문디가시나 짓을 하고 있는지.....

저꼴이 보기 싫어 딸 만큼은 애교덩어리로 키워 볼려고 무진 애를 썼건만

이놈도 요즈음은 지 에미를 닮아 가는지 말수가 점점 없어진다.

 

"어머님, 힘드실 텐데 뭐 하실려구 김치를 담아 보냈어요

아이 아빠가 맛있다고  오늘은 밥을 두 그릇이나 먹던걸요

고맙습니다 어머님, 조만간 한번 찾아 뵐께요"

비록 빈말이라도 요렇게  애교를 한번 부리면  어디가 덧나나.

문디 가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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