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내안의

추억에서 / 박재삼

그믐애 2013. 3. 11. 13:49

 

3013.03.10 양북 오일장에서

 

 

진주 장터 생어물전에는

바닷밑이 깔리는 해 다 진 어스름을

 

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 발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

은전(銀錢)만큼 손 안닿는 한이던가

울엄매야 울엄매

 

별밭은 또 그리 멀어

우리 오누이의 머리 맞댄 골방 안 되어

손시리게 떨던가, 손시리게 떨던가

 

진주 남강 맑다 해도

오명 가명

신새벽이나 별빛에 보는 것을,

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

박재삼의 '추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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