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내안의

예래 바다에 묻다 / 김사인

그믐애 2014. 6. 10. 16:10

 

 

 

 

 

 

 

 

 

 

예래 바다에 묻다 / 김사인



눈 감고 내 눈 속 희디흰 바다를 보네

설핏 붉어진 낯이 자랑이었나 그대 알몸은

그리워 이가 갈리더라고 하면 믿어는 줄거나

부질없이 부질없이 손톱만 물어뜯었다 하면 믿어는 줄거나

내 늙음 수줍어

아닌 듯 지나가며 곁눈으로만 그댈 보느니

어쩔거나

그대 철없어 내 입안엔 신 살구내음만 가득하고

몸은 파계한 젊은 중 같아 신열이 오르니

그립다고 그립다고 몸써리치랴

오 빌어먹을, 나는 먼 곳에 마음을 벗어두고 온 사내

그대 눈부신 무구함 앞에

상한 짐승처럼 속울음 삼켜 나 병만 깊어지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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