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래 바다에 묻다 / 김사인
눈 감고 내 눈 속 희디흰 바다를 보네
설핏 붉어진 낯이 자랑이었나 그대 알몸은
그리워 이가 갈리더라고 하면 믿어는 줄거나
부질없이 부질없이 손톱만 물어뜯었다 하면 믿어는 줄거나
내 늙음 수줍어
아닌 듯 지나가며 곁눈으로만 그댈 보느니
어쩔거나
그대 철없어 내 입안엔 신 살구내음만 가득하고
몸은 파계한 젊은 중 같아 신열이 오르니
그립다고 그립다고 몸써리치랴
오 빌어먹을, 나는 먼 곳에 마음을 벗어두고 온 사내
그대 눈부신 무구함 앞에
상한 짐승처럼 속울음 삼켜 나 병만 깊어지느니
'[詩] 내안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력 / 김선우 (0) | 2014.06.13 |
---|---|
옜다, 물 한 바가지 / 차승호 (0) | 2014.06.11 |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0) | 2014.05.07 |
민달팽이 / 허정분 (0) | 2014.04.15 |
어제 / 박정대 (0) | 2014.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