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내안의

계림사 가는 길 / 조오현

그믐애 2018. 5. 31. 11:09

계림사 가는 길 


조오현(무산 스님)


계림사 외길 사십 리 허우단심 가노라면

초록산草綠山 먹뻐꾸기가 옷섶에 배이누나

이마에 맺힌 땀방울 흰구름도 빛나고


물따라 산이 가고 산을 따라 흐르는 물

세월이 탓없거니 절로 이는 산수간에

말없이 풀어논 가슴 열릴 법도 하다마는


한 벌 먹물 옷도 내 어깨에 무거운데

눈감은 백팔염주 죄일사 목에 걸어

이 밝은 날빛에 서도 발길이 어두운가


어느 골 깊은 산꽃 홀로 피어 웃는 걸까

대숲에 이는 바람 솔숲에 와 잠든 날을

청산에 큰절 드리며 나 여기를 왔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