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내안의

박태일 / 너희는 말 많은 자식이 되어

그믐애 2015. 12. 17. 18:32

 

 

 

 

너희는 말 많은 자식이 되어 /박태일

 

 

너희는 말 많은 자식이 되어

울산으로 부산으로 떠나고

잘 살아야지 못 먹고 못 입힌 죄로

사십 오십줄엔 재산인 양 너희를 바랬어도

자식도 자라면 남이라 조심스럽고

어제는 밤실 사돈댁이 보낸 청둥오리 피를 받으며

한 목숨 질긴 사정을 요량했다지만

무슨 쓰잘 데 있는 일이라고

밤도와 기침까지 잦다

 

몸 성하거라 돈은 정강키 쓰되 베풀때는 헤푸하거라 누이는 자주 내왕하느냐 큰길

 박의원에서 환 지어 보낸다 술 먹는 일도 사업인데 몸 보하고 먹도록 해라.

 

그리고.

 

 

박태일 / 경남 합천 출생. 1980년 〈중앙일보〉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그리운 주막』『가을 악견산』『약쑥 개쑥』『풀나라』『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등.

현재 경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교양 3학점을 교수님 수업으로 채운적이 있다

88년이니 전임강사로 막 들어오신 그 해인가 보다. 한국문학사

상대생이 국문학과 수업을 수강한다는게 이상할것 까지는 없다 치드라도

과 특성상 남학생은 서너명에 불과했으니 교수님 눈에 당연 띠었을터.....

목적이 불순할거라 의심할만도 하거늘(국문학과는 여학생이 대부분을 차지)결과는 A+ 이라는 후한 점수를 주셨다.

다음 학기, 3학년 국문과 필수전공 한과목을 또 신청, 결과는 A0  국문과 학생들 입장에선  자존심이 좀 상했겠지만 

교수님 수업을 듣는 내내 강의에 푹 빠져 있었던 덕분에 시험이 그다지 까다롭지가 않았다.

 

올해 전문 계간지 ‘시와 시학’이 주관하는 제19회 시와시학상 ‘시인상’을 수상하셨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시 한편을 소개한다.

                                                             2015.12.17  그믐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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